최근 몇 년간 정부 등 다양한 주체들이 도시재생 조직을 구성하고 예산을 편성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도시정비사업, 재건축사업, 재개발사업, 뉴타운 등 과거의 도시개발사업과 현재의 도시재생사업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중앙부처인 국토부의 견해는 비교적 명확한 것 같다. 도시쇠퇴 징후, 기존의 도시정비사업의 한계, 패러다임 전환 등을 주요배경으로 삼고 있다.

한국형 도시재생의 추진방향을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첫째 도시전체의 산업과 기능을 활성화하는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이고, 둘째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근린형 도시재생이다. 한 걸음 나아가 도시재생과 경제, 도시재생과 복지를 연계하고 있다.

과거에는 어땠을까?

2002년부터 서울시 3개 지역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던 뉴타운사업이 2007년에 이르러 총 26개의 뉴타운지구가 지정된 적이 있다. 종래의 재개발 사업이 난개발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개발사업이었으나 2008년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되고 원주민의 낮은 재정착율로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결국 해제하기에 이르렀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70년대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 이렇듯 무비판적으로 도입한 근현대 서구식 관점의 재개발 또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은 많은 사회적, 환경적 문제들을 발생시켰다.

도시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도시의 원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도시재생을 논하기에 앞서 건강한 도시, 생명력 있는 도시는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대적 도시는 정치ㆍ경제ㆍ문화의 중심이 되고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정의되지만, 본래는 정치ㆍ행정의 중심인 도읍(都邑)과 경제의 중심인 시장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고대도시 공간조성에 이론적인 토대가 되어온 문헌자료인 주례고공기을 살펴보면 ‘좌조우사 면조후시’라고 해서 도성을 건설할 때 좌측에 ‘종묘’ 우측에 ‘사직’ 전면에 ‘조정’ 후면에‘시장’을 배치했다. 이러한 구조는 중국의 북경, 일본의 교토, 우리나라의 서울 등의 고대 도시공간구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1800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역사가인 퓌스텔 드 쿨랑주는 저서 <고대도시>에서 부족이 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에 대해 ‘자연신 숭배와 조상숭배에서 비롯된 종교적 의식이 지켜진다는 조건에 따라 상호 연합했고 이러한 결합이 이루어진 날 도시가 탄생했다’고 보았다.

따라서 도시의 이상적인 모습은 물리적인 공간구성과 더불어 가족단위, 신앙, 종교, 법 등 문화적인 요인이 결합된 형태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은 과거 어떤 모습의 도시였을까?

한양도성으로 조성하게 된 조영배경, 입지선정, 공간구조, 구성요소 등 경관 측면에서부터 도시ㆍ마을, 주거공간의 세부 구성요소에 이르기까지 거시적이면서도 미시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중심(장소)-축(통로)-구역(영역)-경계로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한양)은 도시공간의 외부경계를 형성하는 자연환경요소인 ‘산’에 풍수지리사상의 상징요소인 ‘사신사’를 도입해 공간을 상징화했다. 또한 도시의 중심축 역시 자연지형축을 따랐다. 이러한 중심축선 상에 도로(주작대로)를 배치하고 중심건물(경복궁)을 배치했다.

건물과 건물사이에 각각의 문을 설치했는데 방위마다 태양, 달, 봄, 가을, 현무, 태극, 근면, 바름, 예(禮) 등의 상징요소와 결부시켰다. 주요공간별로 영역성을 강조하기 위해 담장과 물길을 조성했으며 각종 상을 배치해 공간의 신성을 부가했다.

이렇듯 우리의 선인들은 애니미즘을 기반으로 한 자연존중 사상으로 사물을 인식하면서 도시의 입지선정, 건축물조성, 장식요소 설치 등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합일하면서 혼을 불어넣고자 했다. 다양한 공간구조 및 구성요소 속에 인간중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 종교 철학 상징 역사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이상적인 도시환경을 조성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도 이러한 모습을 도시의 원형으로 삼아, 도시가 인간의 실존적 장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 한국건설신문 http://www.conslove.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