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현주소


Ⅰ. 세계의 도시농업

  1. 도시를 녹색으로, 일본

○식량의 80%를 수입산으로 대체하는 도쿄(1,320만 명)를 중심으로, 유수의 기업체가 함께하는 도시농업이 발달

– 10m2(3평)에 8만 8천원(75 달러)을 지불하면, 씨앗부터 농기구, 비료, 농업인의 기술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는 형태

○긴자(銀座) 꿀벌 프로젝트는 회사원인 다카야스(高安和夫)와 다나카(田中淳夫)가 4년간의 준비를 거쳐 시작한 생태회복 양봉

– 25개 빌딩 옥상에서 30만 마리의 꿀벌(8개 벌통)이 살며, 일년에 440kg의 꿀이 생산되어 2,850만 원(3백만 엔)의 매출을 기록(‘09)

○동경 만(灣) 오다이바(お台場)에 위치하는 옥상정원 都會の農園은 회원제 농장으로 멜론, 토마토, 콩 뿐만 아니라 벼까지 재배

○통신회사인 NTT社에서는 분무 수경재배 방식으로 옥상에 고구마를 키워, 도시의 열섬효과를 낮추는 프로젝트를 진행

– 고구마는 이파리가 많고 넓기 때문에 이를 통해 건물의 온도를 낮추기가 편리하며, 증산(蒸散)량도 많은 장점을 보유

○인재파견 서비스를 제공하는 Pasona社는 건물의 실내(1,000m2) 곳곳에서 인공조명을 이용해, 100가지가 넘는 농작물을 생산

– 건물의 외벽에도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하였고, 재배한 채소로 샐러드가 제공되며, 이곳의 벼는 일년에 3모작이 가능할 정도

○미쓰비시(三菱) 중공업의 타마치 빌딩社은 ‘09년부터 옥상정원에서 재배한 채소를 인근 레스토랑(자회사에서 운영)에 공급

– 태양열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유기농이며, 어린이들에게 감자 캐기와 딸기 따기의 체험도 실시

* 이윤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차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이 특징

 

   2. 농업으로 사회를 치유, 미국

소득이 낮아 안전한 농산물을 구매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비영리단체가 주도하는 프로젝트가 다수(motherearthliving.com)

○City Farm은 시카고의 버려진 땅을 밭으로 바꾸고, 도시민들의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재생하여 유기농산물을 생산

– 비영리 환경교육 단체인 Resource Center가 도시의 재생과 저소득 도시민들의 직업을 만들기 위해 ‘00년부터 시행

○Windy City Harvest Youth Farm은 시카고의 빈민층 청소년들이 농산물의 재배부터 판매까지 참여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

– 청소년들은 봄과 가을에는 주당 4시간, 여름에는 20시간을 일하여 급료를 받게 되며, 이후 감독 등 정규직으로도 채용

○Kansas City Community Gardens는 캔자스 시민들의 영양 균형, 비만 추방을 위하여 마당과 공공용지를 이용하는 도시농업을 지향

– 저소득층 가구의 뒷마당 농업뿐만 아니라 학교정원을 이용한 농사체험에 필요한 씨앗부터 농기구와 재배법까지 전수

○ Greensgrow Farms는 기업화된 도시농업을 통하여 생동감이 있는 필라델피아(Philadelpia) 주를 만드는 것을 목표

– 도시민의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워크숍 등 많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지원 농업(CSA)의 일환으로, 65개의 도시농장을 운영하고 ‘지역 주방(Community Kitchen)’에서는 요리법을 전수

* 지역사회 지원농업(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은 소비자가 생산자에게 돈 또는 노동을 투자함으로써 일정 기간마다 농산물을 얻는 방식

○ ReVision Urban Farm은 임신하거나 아기를 기르고 있는 홈리스 여성에게 쉴 곳과 직업을 제공하는 보스턴의 숨은 천사농장

–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농사를 통해 건강한 식단을 차릴 수 있게 하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게 하는 역할

○ Rio Grande Community Farm은 100% 유기농과 전통의 농법을 연계함으로써 뉴멕시코 주의 지속가능한 도시농업을 추구

– 최소 경운(耕耘), 유기물을 두껍게 까는 멀칭, 토심 살리기 농법 등 전통의 방식을 고수

* 매년 10월에 8에이커(약 1만평)의 옥수수(non-GMO)밭에서 펼쳐지는 ‘미로찾기 축제(Maize Maze)’는 이 농장의 백미

 

   3.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는 농업, 독일

□ 버려진 공용지를 함께 활용함으로써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고, 지역사회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역할

○ Prinzessinnengarten(공주의 정원)은 50년 넘게 유휴지였으나 ‘09년 100명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베를린의 대표 농장으로 변신

– 자전거에 의한 이동과 판매가 용이하도록, 농산물은 포대나 재활용 컨테이너에 재배하는 것이 원칙

* Normadisch Gruen(녹색 방랑자)라는 이름을 가진 비영리 기업에 의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으며, 이들은 ‘이동식(mobile) 도시농업’을 지향

○ Allmende Kontor(공동체의 집)은 85년의 역사를 자랑하다가 ‘08년 폐쇄된 템펠호프 공항 부지에 자리한 도시 농장

– 도시농장의 사유화를 거부하고 ‘모두’와 ‘지역사회’의 도시 농장을 표방하는 것이 특징

* ’10년 뜻있는 전문가 13명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5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

○ Mauergarten(장벽 정원)은 ‘다문화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베를린 장벽이 있던 마우어파크에 조성(‘13)

– 50개가 넘는 베드가 준비되어 있으며, 지역민들에게 항시 개방

* 마우어파크는 일요일 열리는 큰 벼룩시장(Flohmarkt)으로도 유명한 곳

○ Interkultureller Garten(다문화 정원)은 베딩에 사는 10개 나라의 외국인 거주자들이 만드는 도시농장

– 베딩(Wedding)은 베를린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이었으나, 최근 예술가들의 갤러리와 도시농장 프로젝트로 활기를 회복 중

* 매우 다양한 나라의 출신들이 사는 곳으로, 주민은 독일 52%, 터키 18%, 아프리카 6%, 아랍 6%, 폴란드 5%, 아시아 4.5% 등으로 구성

– 독일의 다문화 정원은 ‘96년 괴팅겐(Göttingen)에서부터 시작되어 100개소까지 늘어났으며, 타 종교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목표

작은 정원, 클라인가르텐(Kleingarten)을 아십니까?

▷ ‘작은’을 뜻하는 클라인(Klein), ‘정원’을 뜻하는 가르텐이 합쳐진 것으로, Scherebergarten, Laube, Heimgarten으로도 통용(Wikipedia.com)

– 독일의 제1차 대전 패전 후 식량이 부족해지자 바이마르 정부가 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클라인가르텐’을 임대하기 시작

– 식량안보 차원에서 저렴하게 임대하는 대신에 정원 일부에 의무적으로 작물을 재배하게 하였으며, 오늘날에는 정원의 1/3 이상을 작물로 재배하도록 규정

– 정원내에는 체리나무와 같이 열매를 맺는 나무는 심을 수 있지만, 열매를 맺지 않는 도시 가로수나 침엽수를 심는 것은 금지할 정도(’13.7.24, 오마이뉴스)

○ Lebensgarten(생명 정원)은 프라이부르크(Freiburg)의 생태농장으로 유기농을 뛰어넘는 생명역동(biodynamic)농업을 지향

– 유기농법에 더하여, 토양과 환경 그리고 작물 성장의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강조(lebensgarten-dreisamtal.de)

 

   4. 과거 대표적인 도시농업국의 와신상담, 프랑스

□ 파리(Paris)를 중심으로 17세기 후반 도시농부들(maraîchers)에 의해 식량안보가 지켜졌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 중

○ Les Carrières(채석장)은 네덜란드의 공장식 버섯으로부터 프랑스 전통 버섯 샴피뇽(양송이)를 지키는 도시농장(INUag.org)

– 양송이는 ‘Champinon de paris(파리의 샴피뇽)’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1960년대까지는 파리가 유럽의 중심지

* 농장의 이름이 ‘Les Carrières’인 이유는 파리 인근 채석장의 지하동굴에서 많이 재배되었기 때문

○ AgroParisTech(프랑스 농촌진흥청의 파리본부)에는 ‘11년부터 800m2 규모의 연구용 옥상정원이 자리

– 이 옥상정원에서는 도시의 오염된 유기물질이 작물의 생육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

* 또한 Gignon Energie Positve의 옥상정원에서는 ‘탄소발자국’을 최소로 하면서 많은 도시민이 식량을 자급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

○ Ferme de Paris(파리 정원)은 시립의 유기농 농장으로, 채소와 과일뿐만 아니라 소, 염소, 돼지, 닭, 토끼도 함께 자라는 곳

* 주말이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농장의 하루가 돌아가는 풍경이 펼쳐지는 곳

 

    5. 세계 도시농업의 리더, 영국

□ 100년이 넘는 도시농업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가장 성공적인 예와 최첨단 모델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나라

○ Todmorden(토드모든)은 도시농업의 표준을 제시하는 곳으로 평가되며, ‘18년까지 식량의 100% 자급을 목표(Wikipedia.com)

– ‘08년 도시 농장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어려운 이웃과 무료로 나누는 ’Incredible Edible’을 전개한 마을로 유명

○ GrowUp은 수산양식과 수경재배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Aquaponics)의 도시농장 모델을 제시

– ’13년 Kate Hofman과 Tom Webster가 공동 런칭하였으며, 557m2에서 연간 20톤의 채소, 4톤의 물고기를 생산 가능

* ‘Kickstarter’라는 캠페인을 통해 사업의 아이디어와 성공 가능성에 대한 토론을 거치고, 2,185만 원(16,500 유로)의 펀드(fund)를 획득

○ Growing Underground는 LED 조명과 순환관수 및 수경재배를 적용해, 지하실에서 샐러리, 파슬리, 겨자잎 등을 생산

– 순환관수(循環灌水) 등을 통해, 노지 재배에 비해 70% 이상의 물을 절약하면서 연중 농산물의 재배도 가능

* 제2차 세계대전때 공습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런던의 지하방공호에 위치

   

   6. 자립을 돕는 국제기구의 도시농업 지원

□ FAO는 개도국 정부와 함께 농산물의 수송과 저온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아프리카와 남미의 도시민들을 도시농부로 양성

○ 콩고(DR. Congo)는 5개 도시에 1,600ha 규모의 정원을 조성해 2만명의 도시농업인을 육성하고, 소액 대출사업과도 연계

– 수도 킨샤사(Kinshasa)에 연간 공급되는 채소 물량의 65%에 달하는 약 8만 톤이 생산되는 획기적인 전환을 이룸

○ 세네갈은 수도 다카르(Dakar)와 피킨(Pikine)의 4천명에 달하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텃밭을 가꾸는 방법을 교육

– 이로 인해 m2당 채소 평균 생산량이 30kg으로 증가해 충분히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까지 향상

○ 볼리비아는 수도 라빠스(La paz)의 빈곤층 1,500가구를 대상으로 40m2의 소형 온실에서 과일, 채소를 키우는 기술을 전수

– 훈련을 받은 가구들은 연중 채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잉여농산물은 계란과 고기로 교환할 수 있게 되어 영양 수준도 향상

○ 베네수엘라는 수도 카라카스(Caracas) 등 3개 도시에 23개소의 수경재배를 접목시킨 지역사회 농장과 학교 농장을 설립


Ⅱ. 우리나라의 도시농업

   1. 복합적인 성격을 가진 우리 도시농업

□ 세계의 도시농업이 역사적인 사건을 계기로 하여 독특한 성격을 가진 형태로 성립된 반면 우리나라는 민족 정서에서 시작

○ 영국, 독일, 일본 등의 도시농업은 전후(戰後)의 식량문제 해결, 미국은 사회문제의 치유(治癒)를 위한 목적으로 발전

– 2차 대전의 폐허에서 국가를 재건하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게된 식량수급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등장

○ 우리나라에서는 길 모퉁이나 집 내외의 자투리땅 텃밭만 보면 푸성귀, 꽃 등을 심던 뿌리 깊은 농경문화에서 유래

– 도시농업이라는 말이 생기기 전에 이미 팔도 각지에서는 좁은 땅이라도 무엇이라도 심고 가꾸어 나누어 먹던 전통이 있었음

□ 고도성장기에 개발열풍에 밀려 사라졌던 텃밭은 도시의 자투리 땅을 빌려 다시 태어나면서 다양한 기능으로 분화

○ 가꾸는 즐거움, 나누어 먹는 즐거움에서 시작된 것이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는 다양한 방향으로 나누어져 발전

   2. 도시농업의 씨앗이 된 텃밭공동체

□ 우리나라 도시농업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 형태는 생명을 가꾸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텃밭공동체

○ 1990년대 이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전국에서 생명을 가꾸고, 내 가족이 먹을 믿을 수 있는 작물을 키우겠다는 움직임이 생겨남

– 공식적으로는 1992년 서울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던 주말농장을 효시로 보기도 함(도시농업네트워크, 안철환)

○ 함께 나누는 이웃을 모토로 하는 텃밭공동체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잊혀져 가던 ‘이웃’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됨

□ 두드러진 특징을 가진 공동체로는 학생들에 의해 시작된 레알텃밭학교, 문래도시텃밭 등을 꼽을 수 있음

○ 레알텃밭학교는 캠퍼스 빈 땅에 농사를 짓던 대학생들이 모여 2010년 고려대를 시작으로, 이화여대, 연세대 등까지 확산

* 최고의 농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즐기는 농업을 목적으로 시작되어 생명의 신비와 길러 먹는 재미에 눈 뜬 학생들에 의해 활성화

○ 문래도시텃밭은 문래동에 입주한 예술가들과 지역주민들이 철공소 가득한 황폐한 도심에 농촌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결성

   3. 텃밭문화를 확산시킨 귀농귀촌 교육

□ 도시농업의 효시가 텃밭공동체라면, 확산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들은 인생 제2막을 준비하던 귀농귀촌인들

○ 귀농귀촌을 준비하기 위한 귀농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주말농장, 도시텃밭 등을 운영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확산

– 귀농교육을 받고 실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실험적으로 신작목을 도입하는 등 텃밭의 지평을 넓힘

□ 귀농귀촌문화가 정착하면서 40~50대의 조기은퇴, 20대의 창업세대 참여 증가로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음

○ 2014년 귀농귀촌 통계를 보면 60대 이상의 귀농귀촌은 감소한 반면 20대와 40~50대의 참여가 크게 증가(‘14, 귀농귀촌보고서)

– 광명시에서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하는 김창배 씨는 취미로 시작한 텃밭에서 농장으로 본업을 변경(귀농귀촌종합센터 누리집)

– 이병기 씨(34세)는 대학졸업 후 진로를 농업으로 잡아 귀농귀촌교육 이수 후 청양군에서 농장을 창업(귀농귀촌종합센터 누리집)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의료보조요법, 농업

□ 서양의 원예치료에서 유래한 치유농업은 마음과 몸을 치유하는 효과가 인정되면서 정식으로 보조적인 요법으로 활용

○ 고대 그리스에서도 인정된 정원가꾸기 활동의 정신적 안정효과가 1789년 미국의 벤자민 러쉬교수에 의해 입증되면서 본격화

* 흙을 만지는 것이 정신질환자에게 치료효과가 있었음을 보고한 후 1878년부터 농경작업을 정신치료의 한 분야로 활용

○ 1960년대 신체장애인 프로그램(英)을 시작으로 1968년 장애아 사회적응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은 후 세계적으로 확산

□ 국내에서도 식물재배 경험을 통한 치유효과를 인정하여 장애우, 재활이 필요한 환자, 사회적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용 중

○ 현재 원예치료가 적용되는 분야는 정신병적 대상자, 신체장애와 노인, 어린이, 학습곤란자, 약물남용 및 범죄자까지 아우름

– 65세 이상 은퇴노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일주일에 한번만 텃밭을 가꾸어도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향상되었다는 보고가 있음

* ’13년 농촌진흥청과 법무부가 공동으로 청소년 수형자를 대상으로 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텃밭가꾸기 효과가 인정